남코 클래식 컬렉션 vol.2, 영원한 클라스





남코 클래식 콜렉션 1은 진작에 가지고 있다. 북미의 유명한 아케이드 전문가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구매했었다. 이후에 몇 개를 더 구하긴 했는데, 가만 보니 고장난 기판을 수리하거나, 수리 후 컨버전해서 파는 물건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사용하다 보면 잔고장이 제법 있어 꺼리게 됐다.
Vol 1을 구매할 때 2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1에 비해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파고들기를 할 게임의 기판을 사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과연 2에 있는 팩맨, 디그더그, 방구차를 다시 할까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2는 1에 비해 일본에서도 가격이 싸고 그다지 귀하지 않아서, 나중에 필요하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판 구매의 나날들이 이어지면서 필요한 것 필요 없는 것 많이도 구매했다. 물론 나보다 엄청난 헤비 콜렉터들이 있기 때문에 그게 뭐가 많냐면 할 말 없지만, 평범함 게이머가 기판을 이 정도 사는 것은 금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절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반성이 따랐고, 기판의 구매를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심사숙고하면서 고른 리스트에 있는 게임이었다. 아무리 리스트에 있다한들 가격이 맘에 들지 않으면 구매하지 않았다. 상태 역시 그렇다. 그렇게 몇 개의 허들을 만들어 놓았더니 기판 구매가 자연히 줄었고, 어쩌다 구매하는 기판들은 만족도가 대단히 높았다.
남코 클래식 컬렉션 2 역시 몇 년에 걸쳐 몇 번이나 눈에 띄었다. 그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신품 박스셋이었다. 가격도 신품이면 나쁘지 않았다. 팔리지 않길래 마음 놓고 있었는데, 갑자기 현생에 바쁜 일이 생겨서 한참 있다 들어갔더니 매물이 사라져 있었다.
그 물건을 놓치고 나니 다른 물건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다가 또 몇 년이 흐르고 드디어 이 기판을 만났다. 판매 사진에는 이상하게 나왔지만 볼륨버튼의 색이나 콘덴서, 잠마가 깨끗해서 믿고 구매했다. 아주 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오퍼까지 넣어서 저렴하게 샀다.
그리고 물건이 왔는데, 상태가 너무 좋았다. 세월의 먼지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간단히 세척을 하면 거의 새것처럼 보일 수준이었다.
게임은 말해 뭐 하겠는가. 남코 황금기의 위대한 게임들을 모았다. 날 때부터 지금까지 전설인 팩맨, 북미의 국민 게임이며 남코 세계관의 태동 디그더그, 특히 국내에서 메가히트한 방구차, 수록한 모든 게임이 위대한 클라스다. 솔직히 방구차의 음악이 듣고 싶어서 이 기판을 구매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어느 날부터 그 음악이 듣고 싶었다. 그래서 오리지널 기판을 알아보다가, 말도 안 되는 상태들을 보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기판을 차마 그 가격을 주고 구매할 수는 없다는 결론에, 대안인 이 기판을 찾았다.
최근 2년 동안의 기판구매는 거의 다 만족스러웠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비록 별 것 아닌 취미생활이지만, 진지하게 나만의 비전과 철학을 녹이려고 노력한 게 주요했다. 물론 그런 시선과 지식을 갖는 데는 많은 수집가와 게이머, 해외 인플루언서들의 말과 행동을 귀감으로 삼았다. 그러면서도 다른 이들의 의견이나 방식을 무비판적으로 받다들이지 않았다. 아무리 네임드라 해도 이상한 부분에는 의문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답이 없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렇다고 답을 구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블로그도 그 일환이었고 자랑스럽다. 나보다 많은 기판과 콘솔 게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지만, 나처럼 꾸준하게 오락 기판과 인생을 연결하려고 노력한 사람은 없었다. 최초 목표는 100개의 기판과 내 인생을 잇는 것이었다. 조만간에 넘길 것이다. 그러면 조금 호흡을 늦추고, 그동안 키운 체력으로 더 도전적인 글을 쓰고싶다.
역시 인생은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