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XX, 케이브에게 보내지 그랬어









최초의 기판 5장 안에 들었던 기판이다. 뭣 모르고 샀는데, 당시 판매하는 모든 cps2기판은 피닉스패치를 했다고해서 안심하고 구매했었다. 기판에 대해 암것도 모르는 완전 초보였기 때문에 악명높은 cps2의 배터리는 패치하지 않으면 무조건 못쓰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기판을 받고 보니 아예 밀봉이 되어있었다.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아무래도 오리지널일 것 같다는 거다. 지금이면 당연히 기쁠 일인데, 당시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ㅋㅋ 아 이걸 어쩌란 말인가라며 통곡을 하다가 해외 커뮤를 뒤져서 스스로 배터리 패치를 했다. 당연히 지금도 안을 열면 깔끔한 롬씰들이 제대로 붙어있다.
이것 말고 피닉스패치되어있는 기판도 하나 있는데, 패치롬을 빼면 역시 다 오리지널이었다. 국내 오락실에서 돌았던 모든 19xx 기판은 다 정품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워낙 게임이 별로라서 인기가 없어 딱히 컨버전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게임은 정말 별로다. 조작감 하나 빼면 그래픽부터 게임디자인 못 만들었다기보단 딱히 내세울만한 게 없고, 평범해서 하품이 다 나온다. 캡콤의 인력들이 거의 대전이나 벨트스크롤에 투입되던 시기라, 아마도 신규들이 만든 게 아닌가 싶을 만큼 맹숭맹숭하다.
클래식 캡콤의 슈팅게임을 좋아했던 내게는 굉장히 아쉬운 작품이었다. 기판의 성능, 특성 때문인지 cps2로 나온 거의 모든 슈팅게임이 다 별론데, 케이브가 만들어준 프로기어의 폭풍은 그래도 명가 케이브답게 꽤 괜찮다. (완전 맘에 드는 건 아님)
그러나 그 또한 캡콤의 만행으로 케이브가 만들어놓고 출시를 못해 꽤나 고생했다는데…cps2 슈팅 잔혹사.
여하튼 이 기판은 늘 내 바로 뒤에 꽂혀있어서 포스팅하고 싶었다. 기판을 처음 시작할 때 오락실에서 즐기지 못한 게임이라 더 기대했지만, 아쉬운 완성도에 지금의 내가 언제 도전할지 모르겠다. 사실 오늘도 테스트하면서 원코인으로 꽤 오래 했는데, 너무 쉽고 재미없었다. (언제 다시 할지 몰라서 사진도 왕창 올림)
그래도 각 잡고 즐기다 보면 재밌을지도 모르니, 일주일 정도 날 잡아서 공략해 보겠다고… 거짓말하면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