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 교! 교! 1980년대여 심장을 쏴라!







전에 파이어샤크 1주 차 원코인했다고 주절거렸는데, 정말 창피한 일이었다. 그 글에도 적었지만, 파이어샤크는 너무 쉬운 게임이라 원코인이라고 부르기도 부끄럽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파이어샤크가 마음에 걸린다. 그게 최선이라고? 그게 토아플랜 캡짱이라고?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롬 몇 개를 쳐 사메사메사메로 컨버전했다. 여기 뭔가 더 있어, 그래야 해.
그렇게 해 본 교교교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었다.
유튜브를 통해 봤던 한국 콜렉터들이 가지고 있는 어렵다는 파이어샤크, 한국 버전은 korea harder버전일 가능성이 크다. 일부러 몇 번 확인했으니 틀림 없을 것이다. 그건 그것대로 어렵긴 하지만, 교교교는 더 한 놈이다.
물론 난이도 높은 게 뭔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게 다 일 수도 있다. 이 게임의 디렉터, 작곡가인 유게 마사히로는 토아플랜의 혼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인물로, 지금은 망한 토아플랜의 저작권을 되찾아 타츠진이라는 회사를 설립, 운영 중인데, 회사 이름을 달인이라고 지어? 정말 대단한 자신감이다.
그런 유게 마사히로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비전을 끝까지 고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슈팅 게임이란 디렉터가 만들어 놓은 수많은 난관을 플레이어 단신으로 헤쳐 나가는 것을 기조로 해야 한다는 고집이 그것이다. 교교교에서 유저를 놀리는 듯한 적기들의 배치는 까다롭고, 악의 넘치는 고속 탄들이 범람한다. 고독한 싸움에 2인용은 말이 안 되니 꿈도 꾸지마시고, 체크포인트는 코인러시로 엔딩 보는 것을 비웃을 만큼만 너그럽다. 정말 지독한 디자인.
그런데 말입니다.
너무 재밌어! 진짜 너무 너무 재밌다. 파이어샤크로 할 때의 음악, 조작감도 좋았지만, 교교교에서의 음악과 조작감은 절묘한 난관을 넘어갈 때마다 게이머의 감정을 고양시키며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킨다. 이 게임은 전사의 심장을 요구한다. 지금 시대에는 어쩌면 낡은 스타일일까, 음악, 그래픽, 게임 플레이 모든 것이 남자다움으로 무장했다.
파이어샤크가 아니라 교교교를 하면서 알게 됐다. 세이부의 라이덴은 다름아닌 교교교를 벤치마킹했다. 게임을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안 반할까? 하지만 따라 하고 싶다고 따라 할 수 없는 게 천재의 작품인데, 라이덴은 또 그걸 해냈다. 그 시절 토아플랜은 세이부가 얼마나 얄미웠을까.
최근 엠2에서 이식했던 비상교교교에서 파이어샤크는 플레이할 수 있지만, 교교교처럼 가젯까지 넣어 정성으로 이식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함께 들어있는 책자의 인터뷰에서 유게 마사히로는 대놓고 2p용 교교교나 파이어샤크는 본 적도 없다는 말을 했다. 오로지 자신의 비전으로 고집스럽게 밀어붙였던 1p버전 교교교만이 유일하고 제대로 된 자식이라는 거다. (물론 지금처럼 터무니없는 난이도가 된데에는 당시 더 많은 인컴을 요구했던 오너들의 요구 때문이었고, 그걸 따른 것에 대한 후회도 했지만, 유저와의 대결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려 최고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에는 대단히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요즘 등산 할 때 비상교, 교교교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다. 남성 호르몬이 철철 흘러넘치는 음악이라 다리 아플 여유 조차 없다. 호전성과 비애가 함께 하는 유게 마사히로의 음악은 자체가 토아플랜이고 장르다.
그 토아플랜이 남긴 80년대의 낡은 유산이 벌떡 일어나더니, 멈추는 순간 죽는 상어처럼, 계속 나아가라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끝까지 도전하라며, 인간은 죽을지언정 실패하지 않는다고, 자신들도 이렇게 다시 돌아오지 않았냐고...
심장에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