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 올림픽 84, 불의 노래를 들어라





80년대 오락실에 가면 늘 있던 초 히트 게임으로 이후 이런 유형의 경쟁 게임 틀을 완성한 대단한 게임이다. 많은 아이들이 했고, 아무도 없던 오락실에서 홀로 울리던 반젤리스의 불의전차 테마는 절대 잊을 수 없는 BGM이었다.
내가 그렇게 즐기던 게임은 아니었지만, 오락실에 끼친 영향은 엄청났다. 손가락을 엇갈리며 고속으로 두들기는 기술이 개발됐고, 웃을 수밖에 없던 광경들, 가차의 껍데기를 불이 날 정도로 버튼에 비비거나, 급기야는 연타를 위해 줄톱이 등장해 꼬맹이들이 줄톱을 들고 오락실에 입장하는 블랙 코미디가 연출됐었다.
그렇게 피지컬적으로 연타를 하는 단순한 게임성이 내 마음을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게는 멀찍히 뒤에서 코웃음 치며 구경할 뿐이었다. 그러나 오락실 기판을 구매하면서 당연히 그 시절을 추억할 수밖에 없었고, 오락실에서 큰 지분을 차지했던 이 게임은 마치 친하지는 않아도 늘 오락실에 있던 이름 모를 친구처럼 반가웠다.
이탈리아에서 구매한 기판은 하이퍼 올림픽 84였다. 사소한 그래픽 글리치가 있어 싸게 구매했고, 쉽게 고칠 수 있었다. 다만 이 기판이 마메에는 없는 버전이어서 모든 롬 체크가 어려웠는데, 어떤 이유인지 이전 버전과는 딱 한 가지 다른 화면을 보여줘 고장인가 했지만, 다른 모든 부분이 동일하고 어떠한 문제도 없으니 단지 버전이 달라서 그런 건 아닐까.
게임을 구동하고 놀란 것은 생각보다 엄청 재미있다! 캐릭터의 움직임이 경쾌하고 빠릿했으며 효과음이 귀여워서 단순한 게임성임에도 중독적인 즐거움으로 계속 생각나더라.
기판을 점검하기 위해 몇 시간을 텅빈 방에서 구동했다. 해가 넘어가고 방에 오후의 그늘이 올쯤에 몇 번이나 불의 전차가 연주되면서 지난 1984년이 생생하게 교차하는 기묘한 감정을 느꼈다. 오래전에 잊었던 익숙한 향기를 찾은 것처럼 코끝이 찡하고 내 몸과 마음은 알 수 없는 곳에 이른다.
사람은,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아아 코나미는 그 시절에 게임을 정말 잘 만들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