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 기판

스노 브라더스, 다시 겨울은 오고

매드 포엣 2024. 10. 2. 12:12

 


스노 브라더스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사랑받은 게임이다. 보글보글이 그랬듯 대한민국에서의 명성이 세계 어느 곳보다 높다. 그 애정은 리메이크를 국내 게임회사에서 하면서 방점을 찍었다. 
 
디그더그 이후 나온 수많은 면 클리어 방식의 게임 중 백미인 버블보블을 가장 잘 따라 했다. 단순해 보이지만 버블보블의 섬세하고 오묘한 방울 기믹을 눈덩이로 바꿔, 만들고 굴린다는 개념으로 치환 그에 따른 소소한 물리 법칙을 적용해 또 다른 재미를 만들었다. 

이 게임을 향한 우리나라의 사랑과 수준은 본토 일본에도 알려져 일본의 슈퍼 플레이어들이 한국 게이머들의 환상적인 플레이에 감탄하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다.
 
기판은 오래전부터 구했는데 생각보다 2편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귀해서 한참을 기다렸다. 그러다 가격, 상태가 좋은 건 물론 취설과 오리지널 인서트가 있는 물건을 발견해서 구매했다. 
 
알다시피 스노우 브라더스는 슈팅의 명가인 토아플랜의 작품이지만, 그것들과는 궤가 다른 작품이다. 솔직히 많은 부분이 버블보블에 뒤쳐지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는데, 막상 오랜만에 플레이해 보니 나름 발전한 부분이 꽤 보여서 놀랐다.
 
대학시절에 어울렸던 동아리 후배 녀석이 이 게임을 원코인 한다고 말했었다. 그 녀석이 원코인 했다던 게 해머링해리, 슈퍼 팡, 스노 브라더스였다. 이렇게 보면 참 나랑 다른 취향의 사람이었는데, 친해져서는 버추어 파이터 1,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 터보를 하러 함께 자주 다녔다.  
 
그 시절 좋은 일, 나쁜 일 참 많았다. 어째서 여전히 잊히지 않고 가슴 시릴까. 매년 돌아오는 겨울의 순리처럼 누구의 탓은 아닐테지.
 
누군들 봄같이만 살고 싶지 않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