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31. 16:00ㆍ오락실 기판



알렉스 키드, 어릴 적 매일 가던 오락실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꽤 오래 있던 게임이었다. 여기저기 다른 오락실에도 많이 깔렸다.
기판을 수집하며 꼭 갖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한 번도 못 보긴 힘들지 않을까 싶을 만큼 안보였다. 며칠 전에 우연히 이런저런 포스팅을 읽다가 이 게임이 떠올랐고, 롬을 찾아보니 해독된 롬이 있었다.
몸이 별로라서 어젯밤부터 하루종일 누워있었는데, 이게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한 번 해보기 전에는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아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있는 롬들을 이리저리 뒤져서 한 번 구워봤는데, 바로 구동됐다.
그러면서 든 의문, 당시 구동됐던 기판이 정품도 아니었을 텐데, 그 많던 알렉스 키드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정품 알렉스 키드는 모두 수거되어서 다른 게임으로 팩토리 컨버전 된 게 아닐까 싶은데, 대다수는 초히트작 시노비로 다시 태어났겠지. 그래서 유독 세가 시스템 16A 기판은 기판에 붙은 게임 이름이 다른 경우가 많은가. 물론 그런 버릇은 일찌감치 원더보이가 탄생했던 시스템 1부터 시작됐지만...
정품이 이런 대접을 받았다면 복사야 뭐.
그때나 지금이나 대중의 변덕에 따라 인기 없으면 순살 되고 학살되는 것은 똑같지만, 이렇게 기판을 만지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특혜랄까. 다시 그 시절 그 게임을, 물론 정품 롬은 아니라도, 그대로 되살릴 수 있다는 건 참으로 호사스러운 즐거움이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안 보이는 건 누가 찾아다니며 알렉스 키드를 보이는 족족 제거라도 한 걸까.
(유력한 범인은 죠 무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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