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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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인도, 츠키카게는 무엇을 남겼나
즐겨가는 카페의 회원이 최후의 인도 기판을 구매했다는 글을 올렸다. 높은 가격이지만, 그만큼 지불해도 괜찮은 멋진 기판이다. 문득 이전에 생각해 뒀던 조금은 파격적인 가설을 정리해야겠다. 최후의 인도는 명작의 산실이었던 아이렘 m72 기판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전에도 포스팅했지만 아이렘은 수십 년 동안 그 시절에 만들었던 알타입과 최후의 인도에서 그다지 멀리 나가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알타입이 수많은 변종과 아류들이 만들어지면서 게임사에 꾸준히 거론되는 것과는 달리 그만큼 위대했던 최후의 인도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 같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것은 기판을 수집하면서 건포스라는 게임을 구하고 나서다. 상태가 엉망이어서 값싸게 구매한 아이렘 M92 건포스, 구동해 보..
2024.10.20 -
섹션 Z, 옛날 옛적 캡콤에서는
건스모크와 사이드암즈, 로스트 월드에 반했던 나는 당시 이 게임을 만든 제작사의 로고인 capcom에 홀딱 빠져버렸다. 그 사이에 다른 캡콤의 게임을 계속 즐겼지만, 저 세 개의 게임에는 특별한 경향이 있어서 더 기억에 남았다. 슈팅 게임이면서 개성있는 조작 체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건스모크의 좌중우 세방향, 사이드 암즈의 양방향, 로스트 월드의 롤링 스위치를 이용한 360도 회전 같은 식이었다. 물론 다른 회사 게임에도 이런 컨트롤 방식이 있었지만, 캡콤답게 스타일리시하고 직관적인 조작감이 내게는 더 어필했나 보다. 그리고 이런 취향의 게임 연혁을 따라가다 놀랍게도 놓친 캡콤의 게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게임이 건스모크보다 빨랐고, 사이드 암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으며 더 먼 후손인 3 원더스에..
2022.07.10 -
드래곤 스피릿, 데어 윌 비 오리진
드래곤 스피릿이 남코 유명 게임이란 말을 듣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그 대단하던 남코가 어째 이런 게임밖에 못 만들었을까였다. 시간이 지나고야 알았지만, 내가 살던 촌 동네에는 남코 황금 시절의 호화로운 게임들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었겠지만, 일단 당대 남코의 기판들은 비쌌고, 카피하기 힘들었으며 관리하기 까다로웠다. 그러므로 대다수의 복사 기판이나 돌리던 지방의 한적한 오락실에서 남코의 걸작을 볼 일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내겐 남코란 어느 날 사라진 천재 아이 같은 존재였다. 그 아이는 대체 뭘 하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고 아케이드 역사를 다시 훑는 과정에서 남코는 역시 엄청났고! 대단했으며! 천재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남코의 중흥기에 ..
2022.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