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기판(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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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도! Wonder Boy in certain univers
꼬맹이 때 좋아했던 게임이다. 이 게임에는 첫 판에 잔기를 몇 백에 가깝게 늘릴 수 있는 버그가 있어서 아무도 없는 일요일 아침 같은 시간을 자주 이용했다. 하지만 나중에 이 비밀을 오락실 주인아주머니도 알게 돼서 비기는 금기가 됐다. 화사하고 귀여운 그래픽에 훌륭한 bgm을 여러 개 가지고 있어, 당대에 꽤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에야 이 게임의 중요한 코어가 디그더그에서 왔다는 것을 알지만, 당시에 그런 걸 알 수 없었다. 북미에서 꽤 성공했는지 이베이에는 굉장히 많은 매물이 있다. 그래서 가격도 다른 기판들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의외로 상태 좋은 게임을 거의 만나지 못해서 오래 눈팅하다가 그럭저럭 마음에 드는 놈을 저렴하게 몇 년 전에 구매했다. 그리고 미루던 잠마 어댑터를 어제..
2025.07.06 -
좀비 리벤지, 불길하고 아름다운 만월
그동안 구매를 참아서였을까, 생각 못한 곳에서 오랫동안 찾던 매물을 좋은 가격에 만나서였을까. 플레이 엑스포에서부터 기판을 연속으로 몇 장 구매했다. 그로인해 올해 한 장의 기판도 사지 않겠다는 목표는 실패. ㅋㅋ아주 오랫동안 지켜 보던 좀비 리벤지란 게임이 있었다. 나오미로 나온 카트리지 방식의 기판이다. 이 게임은 개발 당시 꽤나 화제가 됐다. 히트작 하우스 오브 더 데드의 스핀오프로 당시 세계를 강타한 캡콤의 바이오 하자드를 연상시키는 플레이 화면이 특히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하오데와 바이오 하자드의 콜라보라니 흥분하지 않을 사람이 있었겠나.그러나 게임은 바이오 하자드랑은 전혀 상관없는 스타일이었는데, 뜬금없는 벨트 스크롤 액션으로 세가 특유의 독특한 컨트롤 방식에, 황당한 B급 센스, 게다가 난이..
2025.06.04 -
세이부 컵 사커, 어떤이들의 꿈
세이부 컵 사커를 그 시기에 해 본 적은 없다. 시기적으로 어른이 되는 길목에 있었던 만큼 아마도 다른 일들로 바빴을 것이다. 기판 구매하는 취미가 생기고 가장 많이 보았던 기판과 사연이 아니었을까. 정말 많은 국내의 오락실 키드들이 다시 하고 싶어 하는 게임이었지만, 세계에서는 알아주지 않는 국내에서 사랑받은 특별한 게임이었다.추억이 없을뿐더러 스포츠 게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에 구매할 생각은 없었지만, 우연히 해외에서 상태가 꽤 괜찮은 녀석을 국내 판매가격의 반의 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팔길래 구매했다. 특히 그렇게 국내에서 사랑받는 게임인데도 제대로 된 상태의 기판이 거래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국내에 하나 정도는 깔끔한 게 있으면 정보차원에라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뭣보다 가..
2025.05.04 -
토이팝, 보답 받는 기다림
아카트로닉스에서 보고 계속 마음에 담아뒀던 게임이었다. 남코에서 이런 게임도 만들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그래서 게임에 대해 알아보다가 아카트로닉스 주인장의 포스팅에 이 게임이 버블보블과 같은 해에 릴리즈 됐고, 비슷한 구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몇 년에 걸쳐 짝사랑을 하면서 이전에 히트한 게임의 남은 보드를 재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며 그 게임의 이름이 1983년에 남코에서 발매했던 리블라블이라는 미묘한 진실에 다가섰다.1983년에 발매된 게임의 기판이 남아서 그 기판의 재고 떨이를 위해 1986년에 게임을 만들었으니 기판의 성능이 충분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화려한 외관과 달리 남코의 전작인 탱크 바탈리온의 소박한 게임성을 공유한다. 플레이어의 캐릭터를 탱크로 바꿔도 아..
2025.04.05 -
스트라이더 비룡, 가슴에 돋는 기억을 칼로 자르고
1989년에 발매한 캡콤의 게임이다. 후지와라 토쿠로의 제1 개발부의 작품이었고, 대마계촌과 거의 동시에 개발한 것으로 보이며, 릴리즈 역시 대마계촌 다음 작품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대마계촌의 다음 시리즈인 슈퍼패미컴 초마계촌 제작에 스트라이더의 기믹이나 디자인이 많이 들어가 있다.영화 공부를 하던 디렉터, 코우이치 요츠이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영화같은 연출에 시원시원하고 자유도 높은 액션이 특징이다. 나는 이 게임을 처음 본 순간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속초 중앙 초등학교에서 중앙시장으로 내려가는 길 오른편에는 어릴 적부터 오락실이 있었는데, 멀어서 자주 가는 곳은 아니었다. 고교시절 시험 때문에 일찍 하교한 어느 날, 단짝 친구와 집까지 속초를 횡단하다 근처에서 분식을 먹고 들어갔었다.그즈음의 지방 오..
2025.04.04 -
그로브다, the future is now
제비우스로 유명한 엔도 마사노부의 초기 삼부작 중 하나다. 제비우스, 드루아가의 탑, 그로브다를 나는 그렇게 부른다. 제비우스를 제외하면 본격적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없는 게임들이다. 드루아가의 탑은 마피의 성공으로 찍어놓았던 기판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급하게 만든 게임이고(그래서 초기 드루아가의 탑은 모두 마피의 팩토리 컨버전이었다), 그로브다는 쉬는 텀을 이용 겨우 3개월 만에 만들었다고 한다. 그로브다는 제비우스에 나오는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는 캐터필러로 이동하는 수송기인데, 이 기체를 구동해 싸우는 가상의 미래 스포츠가 게임 "그로브다"이다. 면 클리어 방식으로 레이저를 쏘고 방어막을 펼치는 그로브다를 이용해 한 스테이지의 적을 모두 제거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스테이지는 모두 99..
2025.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