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우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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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브다, the future is now
제비우스로 유명한 엔도 마사노부의 초기 삼부작 중 하나다. 제비우스, 드루아가의 탑, 그로브다를 나는 그렇게 부른다. 제비우스를 제외하면 본격적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없는 게임들이다. 드루아가의 탑은 마피의 성공으로 찍어놓았던 기판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급하게 만든 게임이고(그래서 초기 드루아가의 탑은 모두 마피의 팩토리 컨버전이었다), 그로브다는 쉬는 텀을 이용 겨우 3개월 만에 만들었다고 한다. 그로브다는 제비우스에 나오는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는 캐터필러로 이동하는 수송기인데, 이 기체를 구동해 싸우는 가상의 미래 스포츠가 게임 "그로브다"이다. 면 클리어 방식으로 레이저를 쏘고 방어막을 펼치는 그로브다를 이용해 한 스테이지의 적을 모두 제거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스테이지는 모두 99..
2025.01.29 -
제비우스, 제 3종 근접조우
오락실이란 곳을 회상하면 여러 가지 상념들이 떠오르기 때문에 첫 단추를 채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 제비우스를 빼놓고는 아무 이야기도 할 수 없겠지. 제비우스를 처음 까치발로 봤을 때 그 신비로움. 지금 봐도 아름다운 그래픽, 절제되고 감각적인 사운드다. 나즈카라는 인류의 거대한 몽상에 그려진 슈팅게임. 어린 내겐 게임이 품고 있는 세계관이 거대해서 쉽게 동전을 넣지 못했다. 느린 기체의 움직임과 죽었을 때의 상실감을 이해하기 힘들었지. 오락실이란 제비우스 그 자체이다. 유년기의 풀기 힘든 수수께끼이며, 벗어날 수 없는 환상의 원형이랄까. 남코라는 거대한 산이 만든 걸작, 제비우스. 지금 시대에도 유효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영원할 제3종 근접 조우, 금자탑이다.
2021.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