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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부 컵 사커, 어떤이들의 꿈
세이부 컵 사커를 그 시기에 해 본 적은 없다. 시기적으로 어른이 되는 길목에 있었던 만큼 아마도 다른 일들로 바빴을 것이다. 기판 구매하는 취미가 생기고 가장 많이 보았던 기판과 사연이 아니었을까. 정말 많은 국내의 오락실 키드들이 다시 하고 싶어 하는 게임이었지만, 세계에서는 알아주지 않는 국내에서 사랑받은 특별한 게임이었다.추억이 없을뿐더러 스포츠 게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에 구매할 생각은 없었지만, 우연히 해외에서 상태가 꽤 괜찮은 녀석을 국내 판매가격의 반의 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팔길래 구매했다. 특히 그렇게 국내에서 사랑받는 게임인데도 제대로 된 상태의 기판이 거래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국내에 하나 정도는 깔끔한 게 있으면 정보차원에라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뭣보다 가..
2025.05.04 -
위험한 가정교사, 이케나이 루나선생
표현의 자유에 굉장히 너그러운 일본 만화계에도 몇 번의 큰 사건이 있었는데, 단연 첫 번째는 나가이고의 파렴치 학원 사건 일 것이다. 소년점프에 연재하면서 우리 정서로는 거의 성인 만화 수준의 음담패설이 패기 넘치는 만화로, 당연히 일본 사회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압력을 받아 연재 종료했던 것으로 기억한다.사실 나가이고의 대다수 만화가 외설적이고 과격해서 어린이들에게 추천하기는 좀 그렇다. (물론 나는 국딩시절 엄청 재밌게 봄)그리고 수십 년 후에 이번에는 일본 청년지에 연재했던 만화들에 큰 철퇴가 내려지는데, 그 계기는 학원물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성적인 콘텐츠가 특히 문제가 됐다. 일본의 어머니회를 중심으로 불거진 이 사건으로 청년지에 연재했던 만화들도 수위에 따라 성인 딱지를 붙이며 판매와..
2025.04.29 -
토이팝, 보답 받는 기다림
아카트로닉스에서 보고 계속 마음에 담아뒀던 게임이었다. 남코에서 이런 게임도 만들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그래서 게임에 대해 알아보다가 아카트로닉스 주인장의 포스팅에 이 게임이 버블보블과 같은 해에 릴리즈 됐고, 비슷한 구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몇 년에 걸쳐 짝사랑을 하면서 이전에 히트한 게임의 남은 보드를 재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며 그 게임의 이름이 1983년에 남코에서 발매했던 리블라블이라는 미묘한 진실에 다가섰다.1983년에 발매된 게임의 기판이 남아서 그 기판의 재고 떨이를 위해 1986년에 게임을 만들었으니 기판의 성능이 충분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화려한 외관과 달리 남코의 전작인 탱크 바탈리온의 소박한 게임성을 공유한다. 플레이어의 캐릭터를 탱크로 바꿔도 아..
2025.04.05 -
스트라이더 비룡, 가슴에 돋는 기억을 칼로 자르고
1989년에 발매한 캡콤의 게임이다. 후지와라 토쿠로의 제1 개발부의 작품이었고, 대마계촌과 거의 동시에 개발한 것으로 보이며, 릴리즈 역시 대마계촌 다음 작품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대마계촌의 다음 시리즈인 슈퍼패미컴 초마계촌 제작에 스트라이더의 기믹이나 디자인이 많이 들어가 있다.영화 공부를 하던 디렉터, 코우이치 요츠이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영화같은 연출에 시원시원하고 자유도 높은 액션이 특징이다. 나는 이 게임을 처음 본 순간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속초 중앙 초등학교에서 중앙시장으로 내려가는 길 오른편에는 어릴 적부터 오락실이 있었는데, 멀어서 자주 가는 곳은 아니었다. 고교시절 시험 때문에 일찍 하교한 어느 날, 단짝 친구와 집까지 속초를 횡단하다 근처에서 분식을 먹고 들어갔었다.그즈음의 지방 오..
2025.04.04 -
그로브다, the future is now
제비우스로 유명한 엔도 마사노부의 초기 삼부작 중 하나다. 제비우스, 드루아가의 탑, 그로브다를 나는 그렇게 부른다. 제비우스를 제외하면 본격적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없는 게임들이다. 드루아가의 탑은 마피의 성공으로 찍어놓았던 기판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급하게 만든 게임이고(그래서 초기 드루아가의 탑은 모두 마피의 팩토리 컨버전이었다), 그로브다는 쉬는 텀을 이용 겨우 3개월 만에 만들었다고 한다. 그로브다는 제비우스에 나오는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는 캐터필러로 이동하는 수송기인데, 이 기체를 구동해 싸우는 가상의 미래 스포츠가 게임 "그로브다"이다. 면 클리어 방식으로 레이저를 쏘고 방어막을 펼치는 그로브다를 이용해 한 스테이지의 적을 모두 제거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스테이지는 모두 99..
2025.01.29 -
우주 해적 코브라, 불사신과의 영원한 이별
다이나믹 콩콩 코믹스로 나왔던 해적판, 이상석 버전을 모두 구매했었다. 뒤에 두껍게 나오기 전에 한 권씩 나온 버전이었다. 어린 시절 우주 해적 코브라를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재밌고, 멋있는 캐릭터가 있을까 감탄에 감탄을 하며 광적으로 좋아했다. 수많은 수집품이 있었고, 살아가면서 잃어버려 마음이 쓰렸지만, 이 코브라 만화 모음만큼 고통스러운 것은 없었다. 그만큼 내 성장과정에 정말 많은 영향을 줬던 만화다.일본 만화면서 특이하게도 북미 코믹스 느낌이 강했다. 당시에는 이 만화의 그림체를 흉내 내는 박동파 같은 작가가 있는가 하면 코브라를 대놓고 따라 했던, 표절작으로 김형배작가의 작품도 있었다.어린아이가 보기에 대중적인 그림이나 내용이 아닐뿐더러, 일본 만화사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만큼 유니크한 작품이..
2025.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