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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ACTION, 도트 브레이커
1983년 시장에 나온 데이터 이스트의 버닝러버(범프 앤 점프)의 복사 기판이다. 가는 오락실 마다 있었으니 대히트한 게임일 것이다. 그 시절 기준으로는 꽤나 그래픽이나 음악이 좋았다는 기억이 있다. 물론 지금 보면 단순한 게임성과 단조로운 음악이다.어릴 적에 자주 해도 잘하지 못했지만, 중독성이 있어서 다른 사람이 하는 걸 종종 구경했다. 뒤로 가면 외워서 점프해야 하는 구간이 많았고, 흔히 똥차라고 부르는 차의 코 앞에서 쏟아내는 검은 덩어리가 꽤 까다로웠다. 물론 빠르게 마구 덤벼드는 차량들도 난이도를 높인다.이 게임은 최초의 오락실에 핀볼 기계 모양의 시간으로 구동되던 목제 레이싱 게임을 떠올리는 요소가 있다. 어릴 적에 그런 게임을 즐겼던 기억이 드문드문 난다. 실제의 조그만 장난감 모형 자동차..
2025.06.30 -
대남, 구호본격성인만화, 오리온
늘 가던 만화방에 새로운 만화들이 들어와 있었다. 원래 그 자리는 다이나믹 콩콩코믹스 자리였는데, 특이한 판형의 책이 몇 권 있었다. 그러면 안됐지만, 단골이었고 이미 매니아였기에 영세한 만화방 주인은 내게 성인만화를 허락했다. 그래서 처음 본 대남은 와! 내 인생의 모든 가치관을 다 바꿔버렸다. 사랑과 섹스, 투쟁과 폭력, 삶과 죽음 그리고 수많은 사랑스러운 궤변들… 권법소년이나 보던 어린애가 어른의 세계를 알아 버린 것이다. 이후로 정말 많은 일본의 청년 만화들이 성인만화로 번역되어 들어왔다. 사실 지금 보면 검열과 모자이크로 원본을 너무 해쳐서 성인만화라고 부르기도 민망하지만, 그래도 작품이 담고 있는 철학은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당시 내가 좋아했던 만화들의 공통점에는 그림보다는 스토리를 ..
2025.06.21 -
2025, 6월16일
1. 얼마 전까지 가장 집중했던 게임은 할로우 나이트였다. 그전에 우연히 나인솔즈라는 대만산 게임을 클리어하고, 그 여운으로 메트로 베니아 게임을 더 하고 싶었는데, 마침 엑박과 스위치로 구매했던 할로우 나이트가 떠올랐다. 발매한 해 2017년에 구매했는데, 당시에는 도무지 길 찾기가 귀찮아서 초반에 그만 뒀었다. 하지만 워낙에 명성이 자자해서 언제고 해야지 하던 것을 속편 실크송이 올해 발매한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플레이를 작정했다. 기본적으로는 신기할 정도로 컨트롤이 손에 짝 붙는 플레이가 즐거운 게임이었다. 거기에 보면 볼수록 멋진 아트, 모에한 캐릭터들, 심오한 스토리, 엄청난 볼륨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대작이었다. 먼저 밖에서는 틈틈이 스위치로 플레이하면서 바로 뒤이어서 집에서는 엑박으로 2회..
2025.06.16 -
닌자 어썰트, 남코와 세가의 잊힌 활극
오락실 다녀 본 사람 중에서 건슈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건슈팅 게임을 좋아했다. 오퍼레이션 울프부터, 스틸건너를 거쳐 종국에 도달한 건슈팅은 세가의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였다. 도트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스틸건너가 마지막으로 보여줬다면, 첫번째 하오데의 등장은 새로운 3d 폴리곤 시대를 개막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사실 세가의 모델 2라는 지금 보면 많이 부족한 스펙으로 만든 하오데가 여전히 컬트적인 인기를 얻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나는 하오데 1을 군대에서 친구 만나러 서울로 휴가 갔다가 강남 고속버스 지하상가에 있는 오락실에서 처음 발견했었다. 그때 근처의 지하상가에 있던 중국집에서 고량주와 탕수육을 진탕 때리고..
2025.06.08 -
좀비 리벤지, 불길하고 아름다운 만월
그동안 구매를 참아서였을까, 생각 못한 곳에서 오랫동안 찾던 매물을 좋은 가격에 만나서였을까. 플레이 엑스포에서부터 기판을 연속으로 몇 장 구매했다. 그로인해 올해 한 장의 기판도 사지 않겠다는 목표는 실패. ㅋㅋ아주 오랫동안 지켜 보던 좀비 리벤지란 게임이 있었다. 나오미로 나온 카트리지 방식의 기판이다. 이 게임은 개발 당시 꽤나 화제가 됐다. 히트작 하우스 오브 더 데드의 스핀오프로 당시 세계를 강타한 캡콤의 바이오 하자드를 연상시키는 플레이 화면이 특히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하오데와 바이오 하자드의 콜라보라니 흥분하지 않을 사람이 있었겠나.그러나 게임은 바이오 하자드랑은 전혀 상관없는 스타일이었는데, 뜬금없는 벨트 스크롤 액션으로 세가 특유의 독특한 컨트롤 방식에, 황당한 B급 센스, 게다가 난이..
2025.06.04 -
플레이 엑스포, 그 시절과 코스모스
한 달 전에 우연히 킨텍스에 오락하러 오라는 말을 전화로 듣고서 마음이 설렜던 것 같다. 그냥 하는 말일 수도 있었지만, 그 시간 이후로 나는 아내에게 말하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일정을 조율하고 이틀에서 사흘 정도를 비웠다. 사람 사는 세상 어디 만만한 게 있겠나. 작은 파도부터 큰 풍랑까지 매일매일이 긴장의 연속이지만, 월말에는 오락하는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는 상상으로 위안 삼았다. 아내에게 말하자, 아주 쉽게 승낙했고, 일정이 좀 힘들지 않겠냐는 걱정을 들었다. 며칠씩 쉬면 아내와 함께 하지 못하는 게 늘 미안하다. 같이 여행이나 전시회를 가보지 못한 게 벌써 몇 년째인가. 그래도 이 시간은 양보하기 싫었다. 설사 아내가 화를 내도 이번에는 허락보다 용서를 받아서라도 갈 셈이었다. 물을 떠나 살 수 없..
202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