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챌린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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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내 인생 가장 쿨한 슈팅게임
어린 시절 첫눈에 반한 게임이었다. 이제 와서 보면 별 것 아닌데, 당시에는 드문 3 버튼에 다양한 속성의 아이템, 8개의 특수 기체를 제 때 소환하는 것이 어려웠다. 꼬마에게 오락실 게임은 쉬운 시스템 이어야 했다. 그래야 첫 플레이에도 허무하게 동전을 날리지 않을 수 있으니까.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에 박력 넘치는 사운드, 기체의 변신이 지금 봐도 멋있는데, 그때는 두 말하면 잔소리. 나는 잘하지 못했지만, 동네에는 이걸 꽤 오래 하는 형들이 있었다. 그러면 뒤에서 멍하니 구경하곤 했다. 그래선가 내게는 제비우스, 아소를 잘하는 사람들이 멋있는 형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 시기의 SNK를 정말 좋아했다. 이카리, 아소, 사이코 솔저등 절대 다른 메이커에 뒤지지 않는 다양한 장르의 완성도 높은 게임들이..
2024.11.26 -
속초 대포항 방파제
오늘 이런저런 일을 하러 일찍 나가면서 카메라를 챙겼다. 카메라를 사고 사진을 찍은 적이 없어서다. 가는 길에 대포항 방파제가 있어서 들렀다. 이곳은 언제 가도 행복한 곳이라 꼭 그 풍경과 감정을 다 담고 싶지만, 솔직히 조금도 담지 못했다. 글을 계속 읽고 써야 느는 것처럼, 사진도 좋은 사진을 계속 보고 많이 찍어야 늘겠지. 그런데 나갈 시간이 없다고 핑계나 대고 있으니 언제 좋은 사진을 찍는단 말인가. 디지털카메라지만 뷰파인더로 보고 찍은 사진을 액정으로 확인하지 않으려고 했다. 마치 예전 필름 카메라로 찍고 현상해서야 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딱히 어떤 고집이 있어서는 아니고 그래야 사진이 는다길래... 귀는 얇아서 따라 해 보려고 한다. 그랬더니 찍은 사진의 절반 이상이 너무 ..
2024.11.25 -
지구로…
지구로는 일본의 전설적인 여성 만화가가 초능력자를 다룬 만화다. 사실 이 만화보다 만화영화를 먼저 봤었다. 일요일 오전 뜬금없이 mbc에서 방영했다. 그 시절의 낙이라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버지 신문에 나온 tv방영표를 확인 하는 것 뿐이었다. 그러면 아주 가끔 일본 극장판 만화영화를 특집편성으로 방영하는 것을 알고 기뻐했다. 이런 식으로 방영했던 만화영화가 바로 초인로크, 지옥의 외인부대, 11인이 있다, 저스티스, 달로스등이다. 미리 공지되지 않은 상태의 방영은 다음날 학교에서 많은 화제가 됐다. 어제 너 그 만화영화 봤어? 와 진짜 재밌더라. 도대체 그 만화영화 뭐야? 지금처럼 쉽게 정보를 구할 수 없던 시절에는 그랬다. 다시 볼 일도 없었고, 인생의 소중한 단 한순간의 체험에 가까웠다. 이런 일..
2024.11.24 -
권법소년, 누가 추억을 힘이라 했나
어쩌다 보니 오래전에 좋아했던 만화책을 원판으로 구매했었다. 아마 15년 정도 전이었을 것이다.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 안정을 찾으며 그동안 잊었거나 잃어버렸던 것을 찾아다녔다.그중에 상위 티어에 위치한 작품이 바로 권법소년 한주먹 시리즈였다. 이 만화는 전성기 성룡의 홍콩 영화에 강한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이야기의 전개가 미국의 성장 드라마처럼 매편이 완성도가 높고, 그림에서 쿵후의 역동적인 장면들을 센스있게 잘 그린 걸작이다. 작가 오오시마 야스이치는 이것 외에도 청년 만화 “배터리(배트앤테리)”를 비슷한 시기에 대히트 시키고 수많은 만화를 그렸지만, 어쩐지 이후에는 다작을 해도 이만큼 대단한 작품을 내지는 못했다. 오오시마 야스이치의 딸 역시 만화가인데 오오시마 토와란 이름으로 여고생 바보군단이란 만..
2024.11.23 -
CPS2, 꿈의 기판
처음 기판을 시작한 이유는 아마도 섹시 파로디우스 때문이었다. 콘솔 이식작 중에 그거 하나가 빠졌는데, 레트로 카페의 회원이 파는 기판이 콘솔 이식작 보다 더 쌌다. 그 판매자의 리스트는 정말 멋있었고, 갖고 싶은 기판이 많았지만, 기판을 한 번도 구동해본적이 없어서 어쩔 줄 몰랐다. 그러다 일단 지르고 보자는 기분으로 섹시 파로디우스를 찜하고, 기왕에 사는 거 같이 사자라며 걸작 쉐도우오버미스타라와 에일리언대프레데터를 함께 구매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19xx도…그렇게 기판과 컨박을 구매하고 집에서 돌려본 최초의 기판 파로디우스는 놀라웠다. 그동안 온갖 에뮬과 콘솔 이식작으로 즐긴 오락실 게임이었지만, 기판에 파워를 넣고 시작하는 과정이 당연하게도 어린 시절 오락실을 완벽하게 떠올린 것이다. 하..
2024.11.22 -
스파이더맨, 캡콤에게 가지 그랬어
세가 시스템 32 게임 중에 골든액스 2가 있는데, 벨트 스크롤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작이다. 아쉽게도 컨버전으로 가지고 있지만, 시스템 32가 귀해서 도너로 쓸 겸 저렴하게 구매한 스파이더맨이다. 시스템 32는 기술적으로는 정말 대단한 기판이다. 단 이 게임이 지향하는 바가 클래식 스파이더맨이라 캡콤처럼 현대적인 해석 없이 오리지널을 재현하는데 그쳤는데, 엉성한 클래식 아메리칸 코믹의 액션성을 그대로 반영해 액션게임으로 완성도는 절대 높다고 할 수 없다. 게임의 주요 타깃이 동전을 마구 넣고 즐기는 북미 게이머였는지, 게임의 난이도 역시 불합리하다. 체력자체가 낮고 플레이어가 딱히 숙련할 기술조차 몇 개 되지 않는데, 캐릭터별 특성도 별로 없고 다 거기서 거기라 파고들 거리까지 없다는 게..
202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