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기판(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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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부 컵 사커, 어떤이들의 꿈
세이부 컵 사커를 그 시기에 해 본 적은 없다. 시기적으로 어른이 되는 길목에 있었던 만큼 아마도 다른 일들로 바빴을 것이다. 기판 구매하는 취미가 생기고 가장 많이 보았던 기판과 사연이 아니었을까. 정말 많은 국내의 오락실 키드들이 다시 하고 싶어 하는 게임이었지만, 세계에서는 알아주지 않는 국내에서 사랑받은 특별한 게임이었다.추억이 없을뿐더러 스포츠 게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에 구매할 생각은 없었지만, 우연히 해외에서 상태가 꽤 괜찮은 녀석을 국내 판매가격의 반의 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팔길래 구매했다. 특히 그렇게 국내에서 사랑받는 게임인데도 제대로 된 상태의 기판이 거래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국내에 하나 정도는 깔끔한 게 있으면 정보차원에라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뭣보다 가..
2025.05.04 -
스트라이더 비룡, 가슴에 돋는 기억을 칼로 자르고
1989년에 발매한 캡콤의 게임이다. 후지와라 토쿠로의 제1 개발부의 작품이었고, 대마계촌과 거의 동시에 개발한 것으로 보이며, 릴리즈 역시 대마계촌 다음 작품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대마계촌의 다음 시리즈인 슈퍼패미컴 초마계촌 제작에 스트라이더의 기믹이나 디자인이 많이 들어가 있다.영화 공부를 하던 디렉터, 코우이치 요츠이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영화같은 연출에 시원시원하고 자유도 높은 액션이 특징이다. 나는 이 게임을 처음 본 순간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속초 중앙 초등학교에서 중앙시장으로 내려가는 길 오른편에는 어릴 적부터 오락실이 있었는데, 멀어서 자주 가는 곳은 아니었다. 고교시절 시험 때문에 일찍 하교한 어느 날, 단짝 친구와 집까지 속초를 횡단하다 근처에서 분식을 먹고 들어갔었다.그즈음의 지방 오..
2025.04.04 -
그로브다, the future is now
제비우스로 유명한 엔도 마사노부의 초기 삼부작 중 하나다. 제비우스, 드루아가의 탑, 그로브다를 나는 그렇게 부른다. 제비우스를 제외하면 본격적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없는 게임들이다. 드루아가의 탑은 마피의 성공으로 찍어놓았던 기판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급하게 만든 게임이고(그래서 초기 드루아가의 탑은 모두 마피의 팩토리 컨버전이었다), 그로브다는 쉬는 텀을 이용 겨우 3개월 만에 만들었다고 한다. 그로브다는 제비우스에 나오는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는 캐터필러로 이동하는 수송기인데, 이 기체를 구동해 싸우는 가상의 미래 스포츠가 게임 "그로브다"이다. 면 클리어 방식으로 레이저를 쏘고 방어막을 펼치는 그로브다를 이용해 한 스테이지의 적을 모두 제거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스테이지는 모두 99..
2025.01.29 -
쓰리 원더스, 채리엇만으로 충분했다
1991년 처음 했던 게임을 오늘 아침 드디어 원코인 성공했다.(노멀난이도, 15연사)쓰리 원더스의 세가지 게임 중 횡스크롤 슈팅인 채리엇, 미치도록 좋아한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의 세계관, 그래픽, 독특한 사운드로 늘 기억 한 자리를 차지한 게임이었다. 캡콤 슈팅 게임을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만큼 채리엇을 가장 많이 플레이했는데, 귀여운 그래픽처럼 만만한 게임은 아니었다. 같이 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동기부여도 없어서 딱히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같다.그렇게 수십 년을 잊고 지내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이 기판을 발견했고, 낫워킹이라도 반가운 마음에 구매했다. 그즈음부터 이피롬을 굽는 일에 도전 중이었고, 다행히 별문제 없이 배터리 패치로 잘 살렸다.기판을 고친 기쁨에 한 일주일 동안 채리엇에 도전했다. 4..
2024.12.27 -
수왕기(Altered Beast), 그리스의 늑대인간
오락실의 신작은 주로 등교해 있는 낮에 설치 했다. 그래서 아주 가끔 기사가 와서 고장 난 기기를 고치고 새로운 기판을 설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수왕기가 설치하는 순간에 오락실에 있었다. 동네 아이들이 기판을 바꾸는 동안 옹기 종기 모여서 구경하다가 화면이 들어왔을 때의 환호를 기억한다. 화사한 화면에 커다란 캐릭이 나오는 판타지 게임이었다. 얼핏 보고는 마계촌같은 빠릿빠릿한 게임이기를 바랐으나, 실제로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캐릭터가 큰 만큼 관성이 느껴지는 느릿한 움직이었다. 그래서 단순한 암기 게임에 가까웠지만, 레버를 잡으면 생각만큼 섬세하게 조작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변신하고 나서의 음악이 아주 멋진 이 게임을 가끔 즐겼고, 간신히 몇 번 원코인 할 정도로 잘하는 편은 ..
2024.12.16 -
19XX, 케이브에게 보내지 그랬어
최초의 기판 5장 안에 들었던 기판이다. 뭣 모르고 샀는데, 당시 판매하는 모든 cps2기판은 피닉스패치를 했다고해서 안심하고 구매했었다. 기판에 대해 암것도 모르는 완전 초보였기 때문에 악명높은 cps2의 배터리는 패치하지 않으면 무조건 못쓰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기판을 받고 보니 아예 밀봉이 되어있었다.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아무래도 오리지널일 것 같다는 거다. 지금이면 당연히 기쁠 일인데, 당시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ㅋㅋ 아 이걸 어쩌란 말인가라며 통곡을 하다가 해외 커뮤를 뒤져서 스스로 배터리 패치를 했다. 당연히 지금도 안을 열면 깔끔한 롬씰들이 제대로 붙어있다. 이것 말고 피닉스패치되어있는 기판도 하나 있는데, 패치롬을 빼면 역시 다 오리지널이었다. 국내 오락실에서 돌았던 모든 ..
2024.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