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코 시스템 1 멀티보드, 금단의 열매여, 순수한 얼굴이여

2023. 4. 7. 11:40오락실 기판

 

다크소프트 물건 중에도 상당히 흉측한 외모.
시스템 1 보드는 상태가 훌륭한 편.
뒷 상태도 나무랄 곳이 없다.

 

영국 게이머로 부터 남코시스템1 다크소프트 멀티보드를 구매했다. 처음 발매했을 때 메인보드가 없어 미루다가, 구매하던 곳에서는 물건이 동이 나고, 재고가 있는 북미 판매 사이트는 어째서인지 접속조차 되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던 보드였다. 
 
어떻게든 접촉해서 구매할 수 있었겠지만, 기분이 나빠서였을까, 그냥 지켜보던 와중에 영국에서 매물이 나와 구매했다. 남코 시스템 1 게임들은 처음 기판을 시작할 때부터 비싼 보드였던 터라 지금도 쉽게 살 수 없는 기판이지만, 오락실 기판을 할수록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기판이었다. 하지만 그걸 모두 살 수도 없는 노릇, 나 같은 게이머를 위해 다크 소프트가 만든 금단의 걸작이다. 
 
해외에서 물건을 개인적으로 사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대화가 쉽지 않고, 지불이나 운송도 까다롭다. 무엇보다 거친 세상, 서로에 대한 믿음이 힘들다. 그래도 친절하고, 배려심 넘치는 영국 게이머를 만나 훌륭하게 거래를 마무리해서 기분이 배로 좋다. 다시 한 번 그에게 감사한다. 
 
항상 궁금했던 데인저러스 시드를 제일 먼저 해 봤다. 처음부터 원코인에 4스테이지를 가서 기뻤지만, 상당히 까다로운 슈팅 게임이라 오히려 알면 알수록 못할 것 같다. 
 
그래픽과 사운드가 내 취향이라 당분간은 원코인 할 때까지 걸어놓을 생각이다. 그외에도 테스트를 위해 스플래터 하우스와 요괴도중기를 구동했다. 모두 이상 없이 완벽하게 구동됐다. 
 
나는 사회에서 여러 얼굴로 살아가지만 그 중 게이머로 태어난 나의 모습을 특별히 사랑한다. 이 얼굴은 그다지 잘난척하지 않아도 되고, 그 속으로 깊이 들어가 나오지 않아도 된다. 필요할 때 나와 같은 얼굴의 게이머를 만나도 많은 말이 필요 없다. 저렇게 먼 타국의 다른 말을 쓰는 어떤 게이머도 이렇게 완벽하게 소통하지 않았는가. 
 
단지 게이머라는 이유로 말이다.
참으로 순수한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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