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어 파이터 3, 더 몬스터

2022. 1. 12. 19:02오락실 기판


세가의 버추어 파이터는 게임업계를 뒤집어 놓았다. 매 작품이 대단했지만, 세가의 전성기라면 역시 모델 3를 사용해서 만들었던 버추어 파이터 3를 꼽을 수밖에 없다.

1과 2의 변화가 성별이 다른 것처럼 보였다면 3는 종의 변화, 그야말로 신세계를 열었다. 당시 그래픽은 말할 것도 없고, 버파 역사에서도 가장 큰 야심을 가졌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단지 캐릭터의 진화에 그치지 않고 환경의 진화를 이뤄냈다는 것에 있다.

고저차가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하고 특색있는 스테이지 구성은 지금도 따를 격투 게임이 없을 정도다.

내게는 20대의 한창을 오락실에서 살게 했던 게임인데, 여기서 만났던 사람들과 이런저런 사연도 참 많았다. 이때만 해도 게임을 분석하지 않고 경험에 의존하는 바람에 높은 경지까지 오르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때 두드려 맞은 기억 때문에 4부터는 열심히 공부했지만, 버파는 노력과 재능이 함께해야 한다는 어쩌면 당연한 진리를 얻었다.

전에 구매했던 모델3 기판을 최근에 아카다라는 지인을 통해 구동했다. 의무감에 세팅했던 구동 전의 덤덤했던 기분과 다르게 가동음을 듣자마자 투쟁심이 끓어올랐다.

버파는 그런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