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5. 15:26ㆍ오락실 기판





당연히 추억은 없는 게임이었다. 재미로 패미컴 팩을 몇 개 일옥에서 낙찰 받았는데, 거기에 드래곤 버스터가 있었다. 그 때 처음 알았다.
남코 기판을 구매하면서 황금기의 기판들이 눈에 들었지만, 가격이 다 굉장히 높았다. 아무리 대단한 게임이라고는 해도,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명성만으로 선뜻 구매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몇 년 동안 기판을 구매하면서 몇 번의 좋은 기회를 만나고 결국 몇 개는 구매했다. 가격과 상태는 아주 좋았다. 그게 아니라면 솔직히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다.
드래곤 버스터는 보이는 것처럼 굉장히 단순한 게임이다. 그런 게임들이 노리는 미덕은 바로 조작하는 즐거움이다. 이 게임이 최초로 2단 점프를 시도했다는 것은 굉장히 유명한데, 실제로 게임이 오락실에 등장했을 때는 그 기술은 숨겨져 있었다고 한다. 당시 출시할 때의 기통 레버 사향은 4방향이었고, 2단 점프는 점프 중 중립, 다시 위로 입력이다. 물론 몇 번 해보면 수많은 격투게임의 어려운 커맨드에 단련된 최근의 게이머(적어도 나 같은 올드 게이머)에게는 그렇게 어려운 커맨드는 아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 것도 하나의 혁신으로 게이머들이 쉽게 사용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하여튼 그 점프가 이 게임의 핵심 키워드다 그렇게 높이 뛴 다음에 아래로 내려올 때 칼로 찍으면 대미지가 3배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최근의 위 대각선을 입력하면 점프를 하는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는 이상한 조작이지만 막상 해보면 나름의 중독성과 상쾌함이 있다. 그 맛에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예전 블랙 드래곤 포스팅 중 후반부 진행에 필요한 하이 점프는 바로 드래곤 버스터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느껴진다. 블랙 드래곤의 커맨드는 위로 점프하면서 잠시 커맨드를 유지하다가 정점에서 긁듯이 앞으로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커맨드는 다르지만 숨겨진 커맨드였다는 부분, 그게 점프이며, 제목에 드래곤이 들어간다는 것,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과연 초기 캡콤은 남코 스토커였다.
이 남코 기판은 당연히 즐기기 위해 구매했지만, 또 다른 이유는 당시의 남코 기판들이 커스텀 칩이 많아 고장나면 고칠 방법이라곤 다른 기판에서 공유하는 그 칩을 뽑아쓰는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나중에 서로가 서로의 도너로 쓰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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