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2. 16:06ㆍ오락실 기판



어제 뉴넷시티를 하나 더 구매했다. 그동안 컨박과 방모를 이용해서 즐기던 세로 슈팅게임을 위해서다. 사실 그렇게 즐기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와이프가 차라리 한 대 더 놓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어떻겠냐고 지나가는 말로 했던 게 도화선이 됐다.
대다수의 기판 게이머가 그렇듯, 또 다시 내 방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분명히 자제했고, 이전에 비해 구매를 엄청 줄였는데도, 게을러서 그랬는지 환경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가 가기 전에 무조건 방을 내 입맛에 맞게 바꾸고 싶었다.
그런 고민 중에 자주 가는 카페에 매물이 떴고 가격이나 상태 모두 좋아 보여서 기분 좋게 구매했다.
아무래도 지방이라 구매의 어려움은 배송이었다. 용달을 섭외하고 가격을 흥정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는데, 어지간하면 맞춰주자는 마음을 먹었더니 바로 구해졌다. 한 3일 전에 예약해 놓고 판매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하필 거래일에 비가 예고된 것을 알았다. 이래저래 신경 쓸 게 너무 많아져서 짜증이 났지만, 판매자가 꼼꼼하게 잘 포장해 줘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이런 큰 물건을 구매할 때는 무엇보다 판매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판매자가 이 글을 볼리는 없겠지만,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물건이 도착하고 비를 피해 내 방에 낑낑거리며 넣고 테스트를 하려는데, 생각보다 이전에 쓰던 녀석과는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오히려 이번에 구한 물건이 더 오리지널에 가까웠지만, 큰 차이는 아니라서 금방 익숙해졌다.
원래 jvs 규격으로 나온 기통이지만 판매자가 두 가지 방법으로 잠마를 사용할 수 있게 개조해 놓아 쾌적하게 이전 잠마기판을 사용했다. 모두 아무 이상 없이 잘 구동됐다.
이렇게 두 개의 기통이 내가 죽을 때까지 함께 갈 친구다. 아무래도 오래된 물건이라 사용하다 보면 망가질 일이 있기는 할 텐데,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하기로 하자. 내 삶도 어찌 될지 모르는 세상 너무 앞서 갈 필요는 없다. 이 모든 것이 와이프의 넓은 이해 덕분이다. 함께 늙을 좋은 친구가 생겨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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