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원더스, 채리엇만으로 충분했다

2024. 12. 27. 15:46오락실 기판

유럽에서 구매했던 기판, 상태가 무척 좋았는데, 배터리 패치하면서 롬씰을 분실했다.
그냥 저냥 양호한 편.
횡스크롤 액션.
횡스크롤 슈팅.
뜬금없는 펭고식의 퍼즐 액션.
마지막 한 기로 간신히 클리어.
처음 마주한 보스라 공략하는 법을 몰라서 고전했다.
이니셜은 언제나 아내.

1991년 처음 했던 게임을 오늘 아침 드디어 원코인 성공했다.(노멀난이도, 15연사)

쓰리 원더스의 세가지 게임 중 횡스크롤 슈팅인 채리엇, 미치도록 좋아한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의 세계관, 그래픽, 독특한 사운드로 늘 기억 한 자리를 차지한 게임이었다.

캡콤 슈팅 게임을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만큼 채리엇을 가장 많이 플레이했는데, 귀여운 그래픽처럼 만만한 게임은 아니었다. 같이 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동기부여도 없어서 딱히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수십 년을 잊고 지내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이 기판을 발견했고, 낫워킹이라도 반가운 마음에 구매했다. 그즈음부터 이피롬을 굽는 일에 도전 중이었고, 다행히 별문제 없이 배터리 패치로 잘 살렸다.

기판을 고친 기쁨에 한 일주일 동안 채리엇에 도전했다. 4번째, 게 보스(cancer)가 굉장히 난관이었다. 패턴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연타를 요구하는 구간이 있어서 손이 느린 내게는 고역이었다. 그리고 다른 기판을 구매하면서 뒷전으로 밀려났다가 며칠 전에 포스팅할 기판을 찾다 원코인에 도전했다.

2024년이 가기 전에 뭐라도 원코인에 성공하고 싶었는데 성공해서 기쁘다.

원코인 소감이라면 역시 캡콤 게임답게 난이도가 절묘하고, 옵션의 쓰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옵션 기믹의 이해와 활용이 이 게임만의 가장 중요하고 독특한 문법이었다. 모든 게임들이 그러하듯 자신만의 세계관과 문법을 갖는데, 그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느냐가 게임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내게는 캡콤의 문법이 늘 잘 맞았다. 소통이 쉬웠다고 할까.

최초 원코인 순간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열이 있다.

청량함이 온 세상에서 솟구치며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