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드래곤, 캡콤이여 불을 뿜어라

2022. 6. 18. 19:04오락실 기판

 

상태는 국내에 있는 블랙 드래곤 기판 중에 가장 좋다고 자부? 아닐지도...
상관없지만 롬씰도 훌륭하다. 좋아서 나쁠 건 없지.
그 날, 그 게임성 그대로, 오래전 오락실 게임을 기판으로 브라운관에서 다시 한다는 건 초월적인 반가움이 있다.

어린 시절 오락실에서 오래 즐겼던 게임이다. 당연히 원코인 했고, 어렵지 않은 게임이었다. 타격감이 좋은데, 특히 업그레이드하면 할수록 철퇴의 파워와 함께 타격감까지 강해지는 표현을 멋지게 했다. 후반부에 가면 높고 먼 점프를 하는 구간이 있는데, 처음엔 아무리 해도 올라가지 못해서 고민하다가 뛰는 순간 스틱을 위로 올렸다가 가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했다는 게 아직도 기억난다.

좋아하던 게임이라 다른 동네에 가면 자연스럽게 플레이하곤 했는데, 어떤 오락실에는 블랙 타이거라고(블랙 드래곤은 마지막 보스, 블랙 타이거는 주인공 캐릭) 적혀 있어서 그때 즈음에 오락이 몇 가지 버전으로 나올 수 있다고 의식한 기억이 난다. 어떤 오락실에는 난이도를 너무 높게 해 놔서 초반에 나오는 몹 하나 잡는데도 엄청난 공을 들여야 했고, 상점에 들어가면 가장 레벨 낮은 철퇴나 갑옷을 살 수 없었던 게 떠오른다. 그런데 결국에는 그것도 원코인 했다.

구하다보니 복사 기판도 두 장이나 더 갖고 있다. 사실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건 아니었는데…이 취미에 도움을 줄만한 사람이 없다보니 그렇게 됐다.

엔딩을 보면 블랙타이거가 히로인과 멋진 일러스트로 나온다. 그 강렬한 그림이 이후에도 캡콤을 줄곧 좋아하는 이유였다. 그리고 당시 캠콤의 유명 디자이너가 거의 모두 캡콤을 떠난 지금, 나는 그다지 캡콤을 좋아하지 않는다. 뭐랄까, 예전 캡콤의 디자인에는 요염한 무엇이 있었는데, 지금의 캡콤은 그냥 웰메이드일뿐이다.

다시 해 봐도 재밌어서 조만간 원코인에 도전 할 생각이다. 뭐 금방하겠지. 난 애송이 꼬마가 아니라 원숙한 아저씨니까.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