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크레스타, 미지의 지구로…
2022. 8. 26. 18:39ㆍ오락실 기판





국내에는 독수리 오형제로 불렸던 유명 게임이다. 독수리 오형제도 실은 오형제가 아니듯 이 게임도 버젓이 테라 크레스타라는 원제가 있다. 대히트작이었고, 이로 인해 제작사 니치부츠는 이후 클론을 양산했다. 특유의 비비드한 색감(특히 노란색이 인상적이다), 챙챙거리는 사운드, 적들의 프리키하고 필사적인 움직임으로 볼륨 자체는 크지 않아도 완급 조절이 좋아 쉽게 질리진 않았다.
하지만 이 작품이 문 크레스타 후속작인지는 몰랐다. 기억의 저편, 무의식의 어딘가에 아빠와 여행하며 차를 기다리다 지루해하는 나를 터미널 근처 오락실로 처음 데려갔을 때를 떠올린다. 그 날 눈을 끌었던 게임이 문 크레스타였다는 것을, 테라 크레스타를 찾다가 알게 됐다.
혼자 오락실을 다니게 됐을 즈음에는 이미 문 크레스타가 사라진 후였기 때문에 내겐 꽤나 수수께끼 같은 게임이었다.
어쨌든 그 환영 속 게임의 후속작은 환골탈태했다고 말해도 좋을 테라 크레스타였는데, 질문의 답을 곁에 두고도 몰랐던 거다. 어린 시절의 세상이란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이었지만, 훨씬 유식해진 지금의 내 세상보다 더 재밌고 흥미진진했다.
세상이란 게 아내의 휴대폰처럼 속속들이 알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 가질 수 없고, 다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조바심 내지 않고 여유 있게 조금 남겨두라. 언제고 만날 것은 만나게 된다. 그것이 인생의 미덕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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