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아웃, 사운드 구성, 웹과 우주의 하모니

2022. 4. 3. 11:49오락실 기판


스파이크 아웃은 모델3의 기본 구성인 비디오보드, CPU보드, 롬보드외에도 커뮤니케이션보드, 시큐리티보드까지 해야 메인이 완성된다. 여기에 디지털사운드보드와 믹서보드2장이 더 필요하다. 당대 최고의 게임을 만들었고, 만들어야만 했던 세가의 집념과 고집이 느껴진다.



세가 모델 3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이유에는 그 무지막지한 기판 크기와 무수한 케이블이 한 몫했지만, 도무지 알 수 없는 작은 보드들의 존재 역시 이유였다. 이제야 그 보드들의 정체를 알게 됐는데, 사운드보드와 사운드 믹서 보드였다. (이건 스파이크 아웃에 한정한다. 레이싱 게임이나 건슈팅 게임에는 이 구성에 더 해 또 여러 모듈과 보드가 필요하다. ^^)모델 3은 본체에서도 음악을 재생할 수 있지만, 당시 최고의 스펙으로 중무장한 만큼 사운드 역시 넘사벽의 퍼포먼스를 목적으로 했던 것이다.

그로 인해 BGM이 담긴 사운드보드를 밖으로 빼고 그 보드의 음악과 본체에서 출력하는 효과음을 합쳐야 했기 때문에 작은 믹서 보드가 필요했던 것.

원리를 알고 나면 참 쉬운 구성이지만, 아케이드란 것이 경험이 많다 해도 처음 보는 구성은 1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파이크 아웃의 본체만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사운드 구성에 애를 먹어서 이런 글을 적는다. 이 또한 아케이드를 즐기는 과정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사운드보드는 보통 디지털 사운드보드, DSB라 일컫는다. 이 보드는 한 번의 업그레이드를 거쳐 DSB2라는 보드도 존재한다. 모델 3에서는 DSB2를 사용한다. 그리고 DSB보드와 본체를 이어서 스피커로 출력해주는 사운드 믹서는 채널 개수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는데 보통 작은 것과 아주 작은 것으로 나뉜다.

이렇게 다양한 보드들이 복잡하게 여러 케이블로 이어지니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히는 것이 사실이다. 나처럼 사운드 용어조차 몰랐던 사람은 처음 접하고 환장할 수밖에. 하여튼 모든 공부가 그렇듯 꾸준히 자료를 찾고 구글링을 한 결과 지금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와 곧 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여기까지 아직도 모델 3를 운영하는 게이머와 오늘도 유지 보수하는 뛰어난 기술자, 거기에 여전히 뜨거운 스파이크 아웃 마니아의 도움이 컸다. 그리고 하나하나 찾아낸 그들이 어떤 실타래로 조금씩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그 중심에 세가라는 청춘의 키워드가 공통으로 있다는 것에 가슴 벅찼다.

그들은 알까? 웹이란 바다에 던진 작은 경험의 편린들이 누군가에게 닿아 커다란 깨달음을 줌과 동시에 새로운 우주를 열어줬다는 것을 말이다.

아아, 세가여, 청춘이여! 영원히 손에서 지워지지않을 푸른 빛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