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sh gal, 오! 원더 우먼

2022. 11. 2. 13:43오락실 기판

1985년에 발매한 기판치고는 상태가 괜찮다.
구하기 힘든 기판이다. 복사는 몇 번 만났고, 하나 가지고 있지만 큐고 오리지널 씰까지 있는 기판은 꽤 귀하다. 늘 그렇듯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거다. 꼭 있어야하는 건 아니고...

맨날 뚜드러 맞는 뚱땡이 보스 ㅋㅋ
뜬금없이 헬기를 탄다. 가다보면 구름위에 헬기보다 큰 원숭이가 앉아있다.
바이크 타면 한 방에 죽는데, 굳이 탈 필요 있을까.
도중에 칼을 들고 싸우는 스테이지, 툭탁툭탁 이게 또 웃기다.



플래시갈은 어릴 적 오락실에서 쉽게 볼 수 있던 게임이었다. 당시로서는 하이레그의 나름 예쁜 아가씨가 나오는 게임이었지만, 에로틱하기보단 코믹한 작품이었다. 에너지바를 채용해서 몇 대 정도 맞아도 상관없는, 플래시갈을 직접 조종하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 방식과 한 방에 죽는 바이크, 배, 헬기를 타는 다소 높은 난이도의 슈팅 게임 방식을 동시 채용해 플레이 타임을 조종했다.

시종 즐거운 음악에 뜬금없는 적의 난입과 유쾌한 공격으로 이 게임에 대한 추억은 산들바람같다. 그래서인지 이 게임을 치열하게 한 기억은 없다. 그냥 오락실에 가서 할 게임 없을 때 부담 없이 동전을 넣었다. 제일 친한 친구는 아니지만, 만나면 적당히 즐거웠던 친구랄까.

발매는 세가에서 했지만, 실 게임의 제작사는 큐고인데,이 회사가 이후 기판 콜렉터들을 도탄에 빠뜨리는 토아플랜이 된다. 토아플랜의 슈팅이 내 취향이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하지만 이들이 만든 액션 게임은 내가 좋아라 했다. 플래시갈의 액션 유전자는 겟스타, 와드너의 숲 그리고 대망의 페이보릿! 호러 스토리로 이어진다.

이 게임들의 특징은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에 있다. 기기 스펙으로 표현의 한계가 있던 시절, 디자이너들의 고민은 깊었을 것이다. 토아플랜은 그 난관을 그들만의 괴팍한 유머로 이겨냈다.

놀랍게도 그 유머는 지금 현대미술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