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 로보 당가, 80 에이스를 노려라

2023. 11. 28. 11:14오락실 기판

 

최고의 상태.
완벽한 롬씰, 스티커.
물론 더 좋은 걸 가지고 있는 소장자도 있겠지만, 내가 본 것 중에는 내 것이 최고!
자붕글?
말 그대로 미친 배경 센스, 초등학생이 그린 악몽같다.

3년 전에 구매했던 기판이다. 사실 이 게임에 대한 추억은 거의 없다. 테라 크레스타의 정식 속편은 아니지만 정신적 후속작, 작품의 성공에 도취됐던 니치부츠의 자가 복제품으로, 재미면에서는 잘 봐줘야 답보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흥행에도 별 재미를 못 봤던 것 같다. 
 
그래도 니치부츠의 변신, 합체에 대한 집념은 실로 대단하달까. 이제 와서 보니 그야말로 레트로라는 단어에 가장 적합한 물건을 만들던 제작사가 아닌가. 당시에는 그저 그런 속편이었지만, 특유의 색감, 사운드, 사이키델릭한 배경디자인 그리고 바로 그 키워드, 80년대 로봇은 이 게임이 가장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80년대의 저작권 따위는 개나 줘버리는 어디선가 본 듯한 로봇 표절은 덤이다. 
 
테라 크레스타에 비해 잘 보이는 기판은 아니지만, 간혹 보이던 기판이었는데, 한동안 팔리지 않길래 오퍼를 넣어 비교적 싸게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도 기판 상태가 좋다고 생각했지만, 어제 간만에 전기밥도 줄 겸 꺼냈다가, 감탄이 나올 정도의 컨디션이어서 너무너무 기뻤다.
 
일본 애들이 물건 관리를 잘 하는 것은 맞지만, 미국 애들은 그냥 새 기판을 한 기통에 넣어둔 채로 해도 안 드는 창고에 몇 십 년 있다 꺼낸 물건이 종종 있어서 먼지만 제거하면 거의 새 거라고 해도 될 정도의 기판을 종종 만나곤 한다. 
 
게다가 일본 애들처럼 물건 상태에 따라 프리미엄을 붙이는 경우도 별로 없어서 오히려 좋다. 그 바람에 뭣도 모르고 개똥같은 물건에 일본 최고 컨디션 가격을 붙여 놓는 말도 안 되는 일도 생기지만, 신출내기들이나 당하는 일이다. 
 
하여튼 요즘 구매했던 기판들을 돌아보면서 고장났던 기판은 계속 고장 나고, 상태 좋은 놈들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짱짱하더라. 그래서 어지간하면 남은 일생을 함께 할 기판으로 미품까지는 아니어도, 돈 몇 푼 더 주고 온전한 기판을 사는 게 훨씬 맘 편하고, 남는 장사다.
 
사족 1-로케 테스트 때 제목은 당구르 였다고....ㅋㅋ 당가가 훨 낫다야.

사족 2-로케 당시 당구르 (!)기사가 비프지에 실렸었는데, 기고한 사람이 니시타니 아키라였다고 한다. 그가 바로 나중에 스트리트 파이터 2를 만든 천재다. 게임에 대한 폭 넓고, 깊은 안목이 유명했는데,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듣고 오카모토 요시키가 전화 면접으로 캡콤에 입사 시킨다. 그 때 니시타니 아키라는 18세, 오카모토 요시키가 이 정도다.

까먹을까봐 적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