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계촌, 유년기의 끝
건스모크가 아버지와의 추억이라면 마계촌은 어머니와의 추억일까. 이 게임을 처음 본 기억을 거슬러가면 결국 엄마의 손을 잡고 시장에 갔던 기억에 도착한다. 당시 젊은 나이였던 엄마는 활동적이고 모험심이 강한 장난끼 많은 여성이었다. 그래서인지 집에 쳐박혀 있던 나를, 오락실, 만화방에 끌고 다니셨다. 속초에는 곳곳에 오락실이 있었지만, 시장에 있는 오락실은 어린 내게 너무 먼 곳이라 아주 가끔 엄마를 따라가는 일이 아니면 좀처럼 구경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더 호기심을 자극했고 실제로도 시장이라 신기한 게임이 있었다. 마계촌을 처음 본 오락실은 시장 초입, 2층에 있던 오락실이었다. 어두컴컴한 계단을 올라가서 문을 열면 낮은 조명에 다수의 오락기통이 있었는데, 거기 문 왼쪽 좁고 길게 늘어선 오락기통 중에 ..
2023.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