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5. 17:01ㆍ생각

수리에 관하여
얼마 전에 기판 수리를 맡겼다가 돌려받았다. 아끼던 기판이 고장 나는 바람에 그동안 밀렸던 기판 몇 개를 같이 보냈다. 가장 중요한 기판을 고친 것은 좋았지만, 다른 기판들은 거의 고치지 못했거나 고친 기판조차 상태가 엉망으로 돌아와서 마음이 상했다. 비싼 기판, 싼 기판을 나누고 싶지 않다. 가격과 상관없이 남은 모든 기판들은 귀한 기판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기판을 수집하고 즐기는 사람은 그야말로 극소수, 애정 없이는 할 수 없는 취미다. 과연 남은 기술자들이 이런 상황을, 나 같은 사람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일하는지 묻고 싶다.
게임 플레이에 관하여

가정의 달이었던 만큼 개인적인 시간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플레이 한 것은 라이덴 2였다. 3 스테이지에서 잦은 미스가 나와서 진척이 더뎠지만, 꾸준히 했더니 불가능할 것 같았던 5 스테이지에 진입했다. 만약 오락실을 다니며 친구들과 했다면 더 빨리 늘었겠지만, 혼자이니 어쩔 수 없다. 플레이하는 버전은 미국 버전으로 오리지널에 비해 조금 쉬운 한국 버전과 같다. 계속 플레이하며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고 있는데, 라이덴 2 동영상이 거의 일본 오리지널 버전만 있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 버전에 대해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라이덴만 하는 게 지겨워서 며칠 전부터는 블랙 드래곤의 복사 기판(정품은 아까워서 못하겠다. )을 테스트 겸 켜서 즐기고 있다. 몇 십 년 만에 다시 해도 깜짝 놀랄 만큼 재미있다. 어렵지 않은 만큼 이 게임도 조만간에 다시 원코인 할 것이다. 그리고 6월 말에는 대망의 엘든링 DLC가 출시된다. 당분간은 엘든링에 집중해야지.
진짜와 가짜에 관하여
수집 하는 물건에는 복사니 오리지널이니 집착하면서 자신의 삶은 싸구려 짭처럼 왜 그렇게 가식과 구라가 많은지 모르겠다. 정작 중요한 것은 본인 삶의 가치와 깊이다. 의미 없는 헛소리를 뭐라도 되는양 늘어놓는 무지한 짭들이 너무 많다. 자신이 뱉은 글과 말에 넘치는 글리치가 안 보이나? 하긴 그게 보이면 창피해서 못할 일이지. 기판이 어쩌고 걸작이 저쩌고 하기 이전에 자신이 정크는 아닌지 돌아봤으면 좋겠다. 취미의 문턱이 낮아서일까 수준미달이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좁고 작은 판에 간신히 찾은 괜찮은 사람들…작게나마 서로를 돕고 소통하는 재미가 있다. 오늘 그런 친구들과 기판이 아니라 삶을 응원하며, 만나서 차 한잔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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