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15. 15:37ㆍ오락실 기판



지금이야 프롬의 소울 라이크 같은 게임이 세계 게임 시장을 주름잡는 일본 게임이지만, 약 20년 전에는 일본의 아케이드 게임이 세계 게임 시장을 호령했다. 아마 그 시절부터 아케이드 게임과 콘솔, 피시게임의 퍼포먼스가 혼전을 펼쳤는데,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때까지 아케이드 시장의 기술력은 대단했다.
세가가 3d 게임의 포문을 버추어 시리즈로 열고, 아케이드 시장을 잡아먹으면서 2d로 단련됐던 많은 아케이드의 강자들이 서둘러 세가를 따라갔지만, 사실 이시절은 세가의 독주를 천하의 남코만이 간신히 흉내 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성공이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서였을까, 그들의 하드웨어는 변덕스럽고 무계획적으로 양산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야말로 세가 제국은 엄청난 재능의 제독들을 통해 승승장구하면서 자신들 만의 꿈의 기기, 병기를 끝없이 만들어 간 것.
그게 독이 되었다. 지금 당시의 모델 기판 중에 성한 놈이 거의 없다는 것은 얼마나 그들의 하드웨어 설계가 성급했는지 알 수 있다.
이 게임을 당시 국내에서 즐길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실기로 본 적은 아예 없고, 게임 잡지에 선보일 때마다 설렜던 기억만 있다. 국내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한 번의 조정을 거치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고, 지금까지 일본 아케이드에서 현역으로 가동 중이다.
당장 유튜브만 찾아봐도 다른 모델 3 게임들과는 다르게 타임어택부터 갖가지 조건으로 플레이하는 다양한 영상이 최근까지도 업데이트되고 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니다. 이 게임의 중독성, 강한 타격감과 단순하면서도 깊은 플레이 방식, 2d 벨트 스크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경우의 수, 그야말로 벨트 스크롤의 끝판왕이기 때문이다.
나는 많은 고전 오락실 게임을 하며 여전히 그 게임들이 현역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스파이크 아웃은 오락실 게임이라는 카테고리안에서, 최고 전성기의 세가가 혼을 담아 만들었지만, 후계자를 만들지 못한 비운의 걸작으로,
버추얼 온과 함께 세가가 발명한 오락실 게임의 정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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