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4. 08:10ㆍ오락실 기판






세이부 컵 사커를 그 시기에 해 본 적은 없다. 시기적으로 어른이 되는 길목에 있었던 만큼 아마도 다른 일들로 바빴을 것이다.
기판 구매하는 취미가 생기고 가장 많이 보았던 기판과 사연이 아니었을까. 정말 많은 국내의 오락실 키드들이 다시 하고 싶어 하는 게임이었지만, 세계에서는 알아주지 않는 국내에서 사랑받은 특별한 게임이었다.
추억이 없을뿐더러 스포츠 게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에 구매할 생각은 없었지만, 우연히 해외에서 상태가 꽤 괜찮은 녀석을 국내 판매가격의 반의 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팔길래 구매했다.
특히 그렇게 국내에서 사랑받는 게임인데도 제대로 된 상태의 기판이 거래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국내에 하나 정도는 깔끔한 게 있으면 정보차원에라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뭣보다 가격이 너무 쌌다. 아쉬운 점이라면 유럽 버전이라 우리나라 국대가 나오지 않는다.
기판이 와서 살펴보니 과연 상태가 좋았다. 롬씰에 약간의 상처가 있지만 마치 어제 것처럼 기본 상태가 괜찮았고, 얼핏 보면 기판 자체도 새것처럼 깔끔했다.
그리고 샀으니 당연히 몇 번 플레이해 봤다. 움직임이 상쾌하고 조작이 간단했다. 몇 번 해보고 전략성이나 깊이를 알 수는 없었지만, 분명 오락실에서 사랑받았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주목받지 못하는 게임을 국내의 오락실 꼬마들이 발견했다는 건 의미가 있다. 물론 해외에서 외면받아 저렴해진 기판이 영세한 국내 오락실에 많이 깔려서 그만큼 더 많이 경험한 국내의 유저가 이 게임의 진가를 발견했거나, 그저 그런 게임이라도 오락실에 있으면 마냥 좋았던 시절의 향수로 미화 되었을 수도 있지만, 해외에서 추앙받는다고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며 최고를 남발하는 무지성 유저들의 허세보다 훨씬 가치 있는 한국 오락실 역사의 주목할만한 시선이자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국내 게이머들의 열정에 도움이 되고자 기판의 정보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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