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기판(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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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원더스, 채리엇만으로 충분했다
1991년 처음 했던 게임을 오늘 아침 드디어 원코인 성공했다.(노멀난이도, 15연사)쓰리 원더스의 세가지 게임 중 횡스크롤 슈팅인 채리엇, 미치도록 좋아한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의 세계관, 그래픽, 독특한 사운드로 늘 기억 한 자리를 차지한 게임이었다. 캡콤 슈팅 게임을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만큼 채리엇을 가장 많이 플레이했는데, 귀여운 그래픽처럼 만만한 게임은 아니었다. 같이 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동기부여도 없어서 딱히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같다.그렇게 수십 년을 잊고 지내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이 기판을 발견했고, 낫워킹이라도 반가운 마음에 구매했다. 그즈음부터 이피롬을 굽는 일에 도전 중이었고, 다행히 별문제 없이 배터리 패치로 잘 살렸다.기판을 고친 기쁨에 한 일주일 동안 채리엇에 도전했다. 4..
2024.12.27 -
수왕기(Altered Beast), 그리스의 늑대인간
오락실의 신작은 주로 등교해 있는 낮에 설치 했다. 그래서 아주 가끔 기사가 와서 고장 난 기기를 고치고 새로운 기판을 설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수왕기가 설치하는 순간에 오락실에 있었다. 동네 아이들이 기판을 바꾸는 동안 옹기 종기 모여서 구경하다가 화면이 들어왔을 때의 환호를 기억한다. 화사한 화면에 커다란 캐릭이 나오는 판타지 게임이었다. 얼핏 보고는 마계촌같은 빠릿빠릿한 게임이기를 바랐으나, 실제로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캐릭터가 큰 만큼 관성이 느껴지는 느릿한 움직이었다. 그래서 단순한 암기 게임에 가까웠지만, 레버를 잡으면 생각만큼 섬세하게 조작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변신하고 나서의 음악이 아주 멋진 이 게임을 가끔 즐겼고, 간신히 몇 번 원코인 할 정도로 잘하는 편은 ..
2024.12.16 -
19XX, 케이브에게 보내지 그랬어
최초의 기판 5장 안에 들었던 기판이다. 뭣 모르고 샀는데, 당시 판매하는 모든 cps2기판은 피닉스패치를 했다고해서 안심하고 구매했었다. 기판에 대해 암것도 모르는 완전 초보였기 때문에 악명높은 cps2의 배터리는 패치하지 않으면 무조건 못쓰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기판을 받고 보니 아예 밀봉이 되어있었다.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아무래도 오리지널일 것 같다는 거다. 지금이면 당연히 기쁠 일인데, 당시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ㅋㅋ 아 이걸 어쩌란 말인가라며 통곡을 하다가 해외 커뮤를 뒤져서 스스로 배터리 패치를 했다. 당연히 지금도 안을 열면 깔끔한 롬씰들이 제대로 붙어있다. 이것 말고 피닉스패치되어있는 기판도 하나 있는데, 패치롬을 빼면 역시 다 오리지널이었다. 국내 오락실에서 돌았던 모든 ..
2024.11.29 -
아소, 내 인생 가장 쿨한 슈팅게임
어린 시절 첫눈에 반한 게임이었다. 이제 와서 보면 별 것 아닌데, 당시에는 드문 3 버튼에 다양한 속성의 아이템, 8개의 특수 기체를 제 때 소환하는 것이 어려웠다. 꼬마에게 오락실 게임은 쉬운 시스템 이어야 했다. 그래야 첫 플레이에도 허무하게 동전을 날리지 않을 수 있으니까.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에 박력 넘치는 사운드, 기체의 변신이 지금 봐도 멋있는데, 그때는 두 말하면 잔소리. 나는 잘하지 못했지만, 동네에는 이걸 꽤 오래 하는 형들이 있었다. 그러면 뒤에서 멍하니 구경하곤 했다. 그래선가 내게는 제비우스, 아소를 잘하는 사람들이 멋있는 형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 시기의 SNK를 정말 좋아했다. 이카리, 아소, 사이코 솔저등 절대 다른 메이커에 뒤지지 않는 다양한 장르의 완성도 높은 게임들이..
2024.11.26 -
CPS2, 꿈의 기판
처음 기판을 시작한 이유는 아마도 섹시 파로디우스 때문이었다. 콘솔 이식작 중에 그거 하나가 빠졌는데, 레트로 카페의 회원이 파는 기판이 콘솔 이식작 보다 더 쌌다. 그 판매자의 리스트는 정말 멋있었고, 갖고 싶은 기판이 많았지만, 기판을 한 번도 구동해본적이 없어서 어쩔 줄 몰랐다. 그러다 일단 지르고 보자는 기분으로 섹시 파로디우스를 찜하고, 기왕에 사는 거 같이 사자라며 걸작 쉐도우오버미스타라와 에일리언대프레데터를 함께 구매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19xx도…그렇게 기판과 컨박을 구매하고 집에서 돌려본 최초의 기판 파로디우스는 놀라웠다. 그동안 온갖 에뮬과 콘솔 이식작으로 즐긴 오락실 게임이었지만, 기판에 파워를 넣고 시작하는 과정이 당연하게도 어린 시절 오락실을 완벽하게 떠올린 것이다. 하..
2024.11.22 -
스파이더맨, 캡콤에게 가지 그랬어
세가 시스템 32 게임 중에 골든액스 2가 있는데, 벨트 스크롤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작이다. 아쉽게도 컨버전으로 가지고 있지만, 시스템 32가 귀해서 도너로 쓸 겸 저렴하게 구매한 스파이더맨이다. 시스템 32는 기술적으로는 정말 대단한 기판이다. 단 이 게임이 지향하는 바가 클래식 스파이더맨이라 캡콤처럼 현대적인 해석 없이 오리지널을 재현하는데 그쳤는데, 엉성한 클래식 아메리칸 코믹의 액션성을 그대로 반영해 액션게임으로 완성도는 절대 높다고 할 수 없다. 게임의 주요 타깃이 동전을 마구 넣고 즐기는 북미 게이머였는지, 게임의 난이도 역시 불합리하다. 체력자체가 낮고 플레이어가 딱히 숙련할 기술조차 몇 개 되지 않는데, 캐릭터별 특성도 별로 없고 다 거기서 거기라 파고들 거리까지 없다는 게..
202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