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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브다, the future is now
제비우스로 유명한 엔도 마사노부의 초기 삼부작 중 하나다. 제비우스, 드루아가의 탑, 그로브다를 나는 그렇게 부른다. 제비우스를 제외하면 본격적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없는 게임들이다. 드루아가의 탑은 마피의 성공으로 찍어놓았던 기판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급하게 만든 게임이고(그래서 초기 드루아가의 탑은 모두 마피의 팩토리 컨버전이었다), 그로브다는 쉬는 텀을 이용 겨우 3개월 만에 만들었다고 한다. 그로브다는 제비우스에 나오는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는 캐터필러로 이동하는 수송기인데, 이 기체를 구동해 싸우는 가상의 미래 스포츠가 게임 "그로브다"이다. 면 클리어 방식으로 레이저를 쏘고 방어막을 펼치는 그로브다를 이용해 한 스테이지의 적을 모두 제거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스테이지는 모두 99..
2025.01.29 -
우주 해적 코브라, 불사신과의 영원한 이별
다이나믹 콩콩 코믹스로 나왔던 해적판, 이상석 버전을 모두 구매했었다. 뒤에 두껍게 나오기 전에 한 권씩 나온 버전이었다. 어린 시절 우주 해적 코브라를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재밌고, 멋있는 캐릭터가 있을까 감탄에 감탄을 하며 광적으로 좋아했다. 수많은 수집품이 있었고, 살아가면서 잃어버려 마음이 쓰렸지만, 이 코브라 만화 모음만큼 고통스러운 것은 없었다. 그만큼 내 성장과정에 정말 많은 영향을 줬던 만화다.일본 만화면서 특이하게도 북미 코믹스 느낌이 강했다. 당시에는 이 만화의 그림체를 흉내 내는 박동파 같은 작가가 있는가 하면 코브라를 대놓고 따라 했던, 표절작으로 김형배작가의 작품도 있었다.어린아이가 보기에 대중적인 그림이나 내용이 아닐뿐더러, 일본 만화사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만큼 유니크한 작품이..
2025.01.15 -
쓰리 원더스, 채리엇만으로 충분했다
1991년 처음 했던 게임을 오늘 아침 드디어 원코인 성공했다.(노멀난이도, 15연사)쓰리 원더스의 세가지 게임 중 횡스크롤 슈팅인 채리엇, 미치도록 좋아한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의 세계관, 그래픽, 독특한 사운드로 늘 기억 한 자리를 차지한 게임이었다. 캡콤 슈팅 게임을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만큼 채리엇을 가장 많이 플레이했는데, 귀여운 그래픽처럼 만만한 게임은 아니었다. 같이 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동기부여도 없어서 딱히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같다.그렇게 수십 년을 잊고 지내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이 기판을 발견했고, 낫워킹이라도 반가운 마음에 구매했다. 그즈음부터 이피롬을 굽는 일에 도전 중이었고, 다행히 별문제 없이 배터리 패치로 잘 살렸다.기판을 고친 기쁨에 한 일주일 동안 채리엇에 도전했다. 4..
2024.12.27 -
수왕기(Altered Beast), 그리스의 늑대인간
오락실의 신작은 주로 등교해 있는 낮에 설치 했다. 그래서 아주 가끔 기사가 와서 고장 난 기기를 고치고 새로운 기판을 설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수왕기가 설치하는 순간에 오락실에 있었다. 동네 아이들이 기판을 바꾸는 동안 옹기 종기 모여서 구경하다가 화면이 들어왔을 때의 환호를 기억한다. 화사한 화면에 커다란 캐릭이 나오는 판타지 게임이었다. 얼핏 보고는 마계촌같은 빠릿빠릿한 게임이기를 바랐으나, 실제로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캐릭터가 큰 만큼 관성이 느껴지는 느릿한 움직이었다. 그래서 단순한 암기 게임에 가까웠지만, 레버를 잡으면 생각만큼 섬세하게 조작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변신하고 나서의 음악이 아주 멋진 이 게임을 가끔 즐겼고, 간신히 몇 번 원코인 할 정도로 잘하는 편은 ..
2024.12.16 -
MAMA, 에스파, 윈터 그리고 도돈파치 대왕생
https://youtube.com/shorts/KacDfsObRO4?si=kkbeDVXHXN4nP_N8마치 비행하는 물체에 탄듯한 연출.며칠 전에 MAMA라는 공연에서 빅뱅이 화제였는지, 유튜브를 켜면 핫한 동영상으로 추천이 많았다. 지드래곤이라는 가수가 거의 7년 만에 공식으로 무대에 섰으니 화제가 될 만도 했다. 7년이 어떤 시간인가 내가 중1이었다면 대학생이나 되어서 다시 볼 수 있었다는 말이다. 그는 스타였고, 그를 사랑했던 소년, 소녀가 얼마나 많았나, 그들의 인생을 생각하면 정말 긴 시간이었을 것이다.그래서인지 유독 댓글에 그리움이 묻어났다. 이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는, 다시 인생이 재밌어질 것 같다는 뭐 그런 애정 넘치는 말들이었다. 나 같은 늙은 어른이 봐도 참 재능이 많은 가수라는 ..
2024.12.02 -
19XX, 케이브에게 보내지 그랬어
최초의 기판 5장 안에 들었던 기판이다. 뭣 모르고 샀는데, 당시 판매하는 모든 cps2기판은 피닉스패치를 했다고해서 안심하고 구매했었다. 기판에 대해 암것도 모르는 완전 초보였기 때문에 악명높은 cps2의 배터리는 패치하지 않으면 무조건 못쓰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기판을 받고 보니 아예 밀봉이 되어있었다.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아무래도 오리지널일 것 같다는 거다. 지금이면 당연히 기쁠 일인데, 당시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ㅋㅋ 아 이걸 어쩌란 말인가라며 통곡을 하다가 해외 커뮤를 뒤져서 스스로 배터리 패치를 했다. 당연히 지금도 안을 열면 깔끔한 롬씰들이 제대로 붙어있다. 이것 말고 피닉스패치되어있는 기판도 하나 있는데, 패치롬을 빼면 역시 다 오리지널이었다. 국내 오락실에서 돌았던 모든 ..
2024.11.29